꿀벌의 실종사건
꿀벌 실종 사건이 200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한 양봉업자가 처음 보고했습니다. 일명 ‘꿀벌군집붕괴현상' 이라고 불렸는데 이건 꿀 찾으러 나간 일벌들이 돌아오지 않아 벌집에 남은 여왕벌과 애벌레가 떼로 죽는 현상을 말합니다. 당시 이 양봉업자는 특정한 벌통에만 갑자기 벌들이 드나들지 않는 걸 이상하게 여겼는데 이상해서 벌통을 열어보니 역시나 텅텅비어있었다고 합니다. 여왕벌만 남고 나머지 일벌들이 사라져버린겁니다. 이 사건 이후 꿀벌 실종 사건은 미국 전국에서 퍼졌습니다. 2년 사이 미국 꿀벌 40% 가까이 사라졌답니다. 그 이후에도 미국에서 꿀벌 개체 수는 꾸준히 줄었다고합니다. 더 큰 문제는 이게 미국만의 일이 아니라는 거랍니다. 유럽에서도 2007년부터 꿀벌이 연간 30% 사라졌고 남아프리카, 중국 등 전 세계 꿀벌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양봉 말고 야생 꿀벌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2006년부터 2015년 사이 관찰된 지구상 야생 꿀벌, 1990년대보다 25% 정도 줄었습니다. 우리나라 꿀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78억 마리가 사라진 데 이어 이번 겨울도 꿀벌 실종 사건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전북 부안군에 있는 한 양봉 농가에선 키우던 꿀벌 90%가 감쪽같이 사라졌어요. 강원도 양구군 한 양봉장에서도 지난겨울에 이어 두 해 연속 꿀벌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래도 지난해 4, 5월 두 달은 국내 꿀 수확량이 평년보다 15%나 반짝 늘고 꿀벌 번식도 꽤 잘 됐다고 합니다. 상황이 좀 나아지나 했는데 겨울이 되면서 악몽이 다시 반복되고 있습니다.
꿀벌이 사라지는 3가지 이유
첫 번째로 ‘온난화’ 겨울에도 기온이 너무 높아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꿀벌들은 보통 겨울이 되면 겨울잠을 자고 봄이 되면 활동합니다. 그런데 11월, 12월에도 따뜻하니 벌들이 봄이라고 착각하고 활동을 합니다. 여왕벌은 계속 알을 낳고 활동은 하는데 겨울이라 먹이는 부족하고 면역력이 떨어져 굶어 죽을 가능성이 커진겁니다. 두 번째 이유는 ‘식물 살충제입니다’. 그러니까 농약 피해도 심각합니다. 특히 ‘네오니코티노이드’라는 성분의 살충제. 이 성분은 벌들에게 직접 쓰기보다는 논이나 과수원에서 병충해를 퇴치하려고 많이 사용됩니다. 지자체 차원에서 흉작을 막으려고 드론으로 쫘악 살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살충제가 근처에 사는 꿀벌들에겐 치명적이죠. 기억력 감퇴와 방향감각 상실, 비행능력 저하 등을 유발합니다. 한 마디로 집 나갔던 꿀벌이 다시 돌아가기 힘들어집니다. 세 번째로는 ‘응애’ 응애는 꿀벌에 기생해 체액과 지방을 빨아먹는 진드기의 일종입니다. 양봉 농가엔 끔찍한 존재인데 꿀벌의 체중을 감소시키고 기형을 유발하거나 바이러스를 매개하기도 하면서 꿀벌의 건강을 해칩니다. 그래서 미리미리 응애를 퇴치해야 합니다. 특히 작년에 우리 농가들, 응애 예방을 제때 못했다고 합니다 지난 2년 동안 워낙 꿀 생산량이 적었기 때문에 농가 소득을 위해 응애를 예방, 퇴치해야 할 시기에도 꿀을 생산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응애는 더 잘 자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응애를 없애려고 계속 같은 성분의 방제제를 쓰다 보니 응애한테 내성이 생겨서 퇴치가 더 어려워지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도 응애 방제제를 다양하게 쓰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 외에도 앞서 말한 부저병 같은 꿀벌 전염병이 유행했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최용수교수 께서는 양봉 농가에서 꿀벌 대신 다른 방법을 사용해서 수정을 할 텐데 그런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생산성도 똘어지고 품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또 식량 가격은 폭등할 거라고 합니다. 그러면 이제 사회적 문제인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발생할 거다. 사회적 격차로 인한 폭동이 발생할 거고 또 한 해가 더 지나면 국가 간 식량 쟁탈 전쟁이 일어나서 결국 인류가 생존하기 어려울 거다 라고 하셨습니다. 꿀벌이 실종되면 양봉 농가들이 수익이 줄고 문 닫는 건 일차적인 문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먹을 식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전 세계 식량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70여 개 작물이 꿀벌 없이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합니다. 예를들면 아몬드, 양파, 베리류 같은 작물이라고 합니다. 꿀벌이 꿀을 모을 때 몸에 붙었던 꽃가루가 다른 꽃으로 옮겨지는데요. 이때 수술의 꽃가루가 암술에 옮겨져 열매를 맺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꿀벌이 사라지면 농산물 생산이 줄어듭니다. 이 농작물을 먹는 가축도 줄줄이 사라집니다. 꿀벌이 멸종되면 식량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식량이 부족하면 우리 인간도 위험합니다. 사무엘 마이어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 연구팀은 꿀벌이 멸종할 경우 식량난과 영양실조로 한 해 142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했다고합니다.
출처 : YTN 뉴스 '꿀벌 멸종 시나리오, 식량 전쟁이 벌어진다? , pixabay 그림